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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은 누구나 일상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필기구예요. 어릴 적 연필로 벽에 낙서하며 창의력을 발휘하던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연필로 자유롭게 선을 그었던 시절이 있었을 텐데요. 오늘만큼은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아 생기는 부담감을 잠시 내려 놓고, 연필을 리추얼의 도구로 활용해 보면 어떨까요? 리추얼이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고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습관을 의미해요. 머릿속이 시끄러운 날, 잠시 스위치를 끄고 연필 한 자루로 나만을 위한 리추얼의 시간을 가져 보는 거예요.
(왼쪽부터)밀란 맥시 연필 HB, HEAL YOURSELF 스티커(오라운드), 리라 그루브 연필, 리라 가든 펜슬, 까렌다쉬 스위스우드 연필 HB
생각이 많아 정리가 안 될 때는 일단 종이에 다 쏟아내는 것도 방법이에요. 먼저 편안하게 눈을 감고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흐릿한 생각의 구름들을 자연스럽게 흘려 보내세요.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면 잠시 한 발짝 떨어져 보는 거예요. 명상을 마치고 나면 연필을 쥐고 떠오르는 것을 손이 가는 대로 마음껏 적어 보세요. 연필이 종이에 스치는 소리를 듣고, 종이 위에 새겨지는 글자를 천천히 살펴 보세요. 연필은 펜이나 태블릿 펜슬과는 달리 쓰면 쓸수록 닳는 게 눈에 바로 보인다는 특징이 있죠.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며 차근차근 적다보면 뾰족했던 흑연이 뭉툭해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커피 연필(성수 원점), Peaches A5 스프링 노트(오라운드)
글보다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친숙하다면, 예쁜 노트를 마련해 그림 일기를 적어보는 건 어때요? 하루를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을 드로잉하고, 짧은 글도 적어 보세요. 오늘 점심으로 먹은 샌드위치와 커피도 좋고, 퇴근길 집 앞 골목에서 마주친 귀여운 무늬의 길고양이도 좋아요. 남을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일기’이기 때문에 그림의 퀄리티가 좋거나 글씨가 예쁠 필요도 없어요.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은 접어 두고, 온전히 내 그림에 집중하는 시간을 누려 보세요. 매일 소소한 행동이지만 의미를 담은 나만의 습관으로 만들어 보세요. 하나 둘 그림 일기를 기록하다 보면 어느새 훌쩍 성장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커피 연필(성수 원점)
P.S. 연필 한 자루를 쓰더라도 지구를 위한 선택을 하고 싶다면? 커피 원두 찌꺼기로 만든 커피 연필을 사용해 보세요. 커피를 내리고 남은 찌꺼기를 뭉쳐 연필 모양으로 만든 후 가운데에 흑연을 넣은 업사이클 제품으로, 땅 속에 묻으면 그대로 퇴비로 쓸 수 있어요!